감각통합

감각통합 장애로 오해받기 쉬운 자폐 스펙트럼과의 구분법

sense-int 2025. 4. 23. 09:53

감각통합장애와 자폐 스펙트럼은 유사한 행동 특성으로 혼동되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상태의 차이점과 정확한 구분 기준, 진단 접근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감각통합 장애로 오해받기 쉬운 자폐 스펙트럼과의 구분법

감각통합 장애와 자폐 스펙트럼, 왜 혼동될까요?

부모가 아이의 발달을 관찰할 때, 아이가 특정 자극에 과하게 반응하거나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혹시 자폐인가요?” 혹은 “감각통합에 문제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감각통합장애(SPD: Sensory Processing Disorder)'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는 초기 행동 양상에서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진단은 기준, 원인, 치료 방향, 예후에 있어서 명확히 다른 영역입니다.

감각통합장애(SPD)란?

감각통합장애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 정보를 뇌가 적절하게 해석하고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경 발달상의 문제입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특정 소리, 빛, 촉감, 냄새에 과민하거나 무반응함
  • 감각 자극을 과도하게 추구하거나 회피함
  •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잘 조절하지 못함
  • 힘 조절, 균형 유지, 글씨 쓰기 등에서 협응력 부족
  • 자극에 따른 감정 반응이 과하거나 예측 불가능함

이러한 증상은 주의력 문제, 불안정한 자세, 감정 기복, 수면 문제 등으로 확장되며, 일상생활과 학습, 사회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각통합장애만 있는 아동은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상대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란?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결함과 제한된 행동 양상이라는 두 가지 핵심 특성으로 진단됩니다.

주요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DSM-5 기준):

  1.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 눈맞춤 회피
    • 또래와 관계 형성 어려움
    •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결핍
  2.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 손 흔들기, 물체 돌리기 등 자극적 반복 행동
    • 일상적인 루틴 고수, 변화에 대한 과민 반응
    • 특정 주제에 집착적 관심

자폐 아동의 상당수는 감각처리 문제를 동반하고 있지만,
자폐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사회적·정서적 교류의 어려움입니다.

즉, 감각처리 문제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자폐는 아니며,
자폐는 감각 이상 + 사회성 결함이 동시에 관찰되어야 합니다.

감각통합장애 vs 자폐 스펙트럼 비교표

항목 감각통합장애 (SPD) 자폐 스펙트럼 (ASD)
핵심 문제 감각 처리 및 통합 기능의 결함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의 결함
감각반응 과민, 무반응, 감각추구 등 다양 감각 이상 자주 동반되나 핵심은 아님
사회성 대인관계, 눈맞춤 등은 대체로 가능 타인에 대한 관심 부족, 교류 시도 적음
의사소통 언어 발달은 비교적 정상 언어 지연, 비정상적 억양, 비언어적 표현 결핍
반복행동 감각 조절 위한 움직임 (ex. 빙글 돌기) 상동행동 + 일상 고정 패턴 고수
상호작용 반응 상호작용 시 반응하며 관계 유지 가능 상호작용 요구에 반응하지 않거나 회피
정서 표현 감각 자극 상황에 따라 감정 기복 있음 감정 표현 자체가 제한되거나 비일관적
평가 도구 감각 프로파일, SIPT, SPM 등 ADOS, ADI-R, K-CARS 등 정식 자폐 평가

 

감각통합장애일 가능성이 있는 경우

  • 놀이 중 소리, 냄새, 촉감에 유난히 민감하거나 회피 행동을 보인다
  • 자극이 필요해 계속 몸을 움직이며 가만히 있지 못한다
  • 특정 질감의 옷, 음식 등을 극도로 거부하거나 집착한다
  • 자세 유지나 움직임 조절이 어렵고 자주 넘어진다
  • 그러나 다른 아이들과 소통하고 눈을 맞추며 상호작용은 잘 한다
  • 말은 잘 하지만 감각 자극이 있을 때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 이런 아동은 사회성이나 의사소통은 유지되나 감각 자극에 대한 반응이 과하거나 불규칙한 경우가 많으며, 전문적인 감각통합치료가 효과적인 개입이 될 수 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고려해야 할 경우

  • 이름을 불러도 잘 반응하지 않고, 시선을 회피한다
  • 또래와 함께 노는 것보다 혼자 노는 걸 선호한다
  • 언어 발달이 늦거나, 말이 있어도 의사소통의 기능이 약하다
  • 동일한 놀이만 반복하고, 놀이 상징성이 부족하다
  • 변화에 대한 저항이 강하고 일상의 루틴을 고수한다
  • 감정 표현이 어색하거나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 손 흔들기, 회전하기, 물체 정렬 등 반복행동을 자주 한다

👉 이러한 특성은 감각 이상을 넘어서는 사회성의 본질적 어려움을 나타내며, 발달소아정신과 또는 발달심리전문가의 정밀 평가가 필요합니다.

감각 이상은 공통점, 핵심은 '사회성'

두 상태 모두에서 감각 과민·과소 반응, 반복 행동, 감각 추구 등이 관찰되지만 그 근본적 이유와 반응의 맥락은 분명히 다릅니다.

공통 행동 감각통합장애 해석 자폐 해석
손을 흔듦 감각을 조절하려는 자가진정 행동 자극 추구 + 사회적 맥락 이해 부족
소리에 놀람 청각 과민 반응 청각처리 + 사회적 불안 가능성 동시 존재
돌고 뛰기 반복 전정 자극을 추구 자극 추구 + 맥락 무시 반복행동 가능성
눈맞춤 피함 자극이 과해져 회피 타인과의 교류 자체에 관심 없음

결국 감각 이상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자극에 대한 반응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평가 접근법

1. 감각통합 전문 평가

  • 감각프로파일(Sensory Profile)
  • SPM (Sensory Processing Measure)
  • SIPT (Sensory Integration and Praxis Test)

→ 감각처리 패턴 분석, 자극 반응 특성 파악

2. 자폐 스펙트럼 전문 진단

  • ADOS (자폐진단관찰척도)
  • ADI-R (부모 면담)
  • K-CARS (한국형 아동 자폐 평가 척도)

→ 사회성, 언어, 반복행동, 적응행동 전반 평가

3. 전문가 다학제 진단

  • 소아정신과, 발달심리전문가,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협진
  • 다양한 영역에서의 행동 관찰과 검사를 통해 정확도 향상

감각통합장애와 자폐의 구분

감각 이상 행동이 있다고 해서 자폐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사회성의 본질적 결함이 있다면 단순한 감각통합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두 상태는 서로 겹칠 수 있지만, 완전히 같은 것이 아니며 아이에게 맞는 개입을 위해서는 정확한 구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혼동은 개입 시기를 놓치게 만들고, 불필요한 낙인이나 오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아이의 현재를 이해하고, 올바른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작점입니다.